1형당뇨 회복기 및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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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16일 추석부터 기침하던 딸을 아빠와 함께 소아과에 보냈습니다.

진료를 보고 난 후 뜻하지 않게 폐렴으로 입원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입원 후 간단한 피검사에서 혈당수치가 500이 넘는다는 결과를 들었고,

당뇨일수도 있지만 아이가 아파서 일시적으로 혈당이 높을 수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당시 1형당뇨가 뭔지도 모른 우리는 아이와 함께 당분이 높은 호박젤리를 먹으며

빨리 집에 가자고 이야기했었죠.

혈당을 쉽게 올릴 수 있는 단당류를 아무 의심없이 먹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입원 2일차 생각과 다르게 아이는 힘이 없어 보였고, 먹지도 않고 자기만 했습니다.

혈당수치도 여전히 높게 유지되자 곧바로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게 되었고 많은 검사에서

아이는 결국 1형당뇨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입원하고 단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화장실에서 울고 탕비실에서 울고 뛰어노는 아이를 보며 울고 아이가 보았을 때

전 울보엄마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로 울기만 했었나 봅니다.

10일이 넘는 기간동안 입원하고 인슐린을 맞으며 아이는 컨디션이 좋아졌고 예전과 같이 활발한 개구쟁이 아이로 회복하였습니다.

하지만 회복한 아이와는 다르게 저는 눈물이 많아졌고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울다 잠들기를 반복했습니다.

당시만해도 1형당뇨에 무지했던 저는 앞으로 먹을수 있는 것이 제약적이겠다 라는 생각과 아이라면 좋아할 사탕과 초콜릿을 먹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두려움과 무서움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힘들어하는 저를 보고 교수님은 슈거트리 카페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고

감사하게도 고마운 회원님을 통해서 1형당뇨는 두려운 것이 아닌 단지 불편할 뿐이라고

용기와 힘을 주셨습니다.

엄마인 제가 울고만 있고 무너진다면 아파하고 있는 아이는 더 힘들어할 모습이 그려졌어요.

슈거트리 카페에서 자료를 얻고 활동하면서 더 이상 불안이 아닌 희망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찼고 제가 밝아지니 아이도 밝아졌어요.

1형당뇨는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닌 삶을 살아가며 같이 함께 하는 존재로 여겨진거죠.

이렇게 긍정적이다가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혈당조절에 제 자신을 탓하기도 했었어요.

내가 조절을 못해줘서 고혈로 가고 저혈로 가는 그래프를 보면서 울다가 또 예상대로 맞아가는 착한 혈당 그래프를 보면서 웃다가 이렇게 1년하고도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1형당뇨가 무섭고 힘들다고 생각했던 것은 언론과 대중들이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세상에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살아가며 감기에 걸리듯 머리가 아파서 두통약을 먹는 것처럼 1형당뇨도 인슐린이란 약을

맞으면 하지 못하는 것 없이 물과 같이 흘러가며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이 글을 쓰는 지금 전 1형당뇨환아의 아이엄마이기도 하지만 다음주 출산을 앞둔

임신37주인 임산부이기도 합니다.

만약 1형당뇨가 힘들고 피하고 싶은 질환이 였다면 임신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출산을 하고 아픈 아이와 또 한 명의 아이를 키우며 힘들고 지칠 때도 있겠지요.

동생과 함께하면서 얻게 될 행복과 기쁨이 더 크다고 생각했기에 제 선택합니다.

살아가며 아픈 아이를 볼 때 슬픈 날도 있겠지요.

슬픈 마음을 숨기고 삼키기보단 가족과 또 주변사람과 이야기하며 표현한다면

어느새 내 아이를 지킬 수 있는 큰 힘이 내 마음속에 자리잡아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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