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사랑스러운 여자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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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건강하고 행복한 집안의 사랑스런 첫 딸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님이 건강하셨기에 자연분만으로 3.4kg 조금은 우량아로 태어났고 출생 시에도 성장발달 검사에서도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한가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독 설사를 자주 했는데 아버지를 닮아 그럴거라… 가족들 모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내 별명은 펭귄’  

초등학교를 입학하게 되면서 스스로 “체육을 정말 못하는 구나! “ 생각했어요. 항상 달리기는 꼴찌, 게다가 윗몸 일으키기를 한번도 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고무줄놀이, 오징어 삽치기.. 등 짝을 짓는 놀이에서는 늘 외톨이였습니다. 단지 체육을 제외하고는 생활에 큰 불편감이 없었기에 단지 기초체력이 약해서 그런 줄로만 생각했습니다.

4학년이 되던 해 또래 남자친구가 저에게 펭귄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었습니다. 왜 내 별명이 펭귄일까? 속상한 마음에 친구에게 물었더니 제가 배를 내 밀고 뒤뚱뒤뚱 펭귄처럼 걸어서 펭귄이라고 했을거 라는 말이 어린 나이에는 충격이었습니다.


‘병원철도 999’

바로 가족에게 울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자 부모님도 그동안 작은 병원에서 걱정할 필요 없다고 기다리면 괜찮아진다는 의사의 말만 듣고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지금의 상황을 되짚어 보며 주변의 큰 병원과 한의원 좋다는 건 다 쫒아 다니며 해 보았지만 제 몸은 뒤뚱거리는 것은 심해지고 계단을 오르는 것까지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중학생이 되었고 그 때 한 대학병원 선생님께서 서울에 있는 큰 병원 진료를 권유하셨고 한 대학병원에서 저는 막연하게 근육병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근육병이라는 진단을 받을 당시 담당 교수님은 근육이 전체 쇠약해져서 전혀 움직일 수 없고 결국은 생명과도 연관이 되어 제가 20~30살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셨습니다. 너무나 충격적인 진단에 근육병에 대한 오진 일거라 생각하며 지푸라기라도 짚는 심정으로 다른 병원을 찾았습니다. 검사를 또 진행. 결국 전 근육병에 가까운 폼페병이라는 또 다른 생소한 진단을 받고 선생님께서는 치료제가 없으니 하루하루 아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그 안에서 치료제가 나오길 기다리는 방법 외에는 없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 간간이 병원은 찾았지만 특별한 답을 얻지 못했고 난 중학교를 그만두고 또래 장애친구들을 사귀며 그렇게 20살이 되었습니다.

20살까지 근육이 다 쇠약해 진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제 건강 상태는 괜찮았고 막연하기만 했던 내 삶에 전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또래 아이들처럼 검정고시를 시험을 보고 당당히 대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제 주변엔 장애인친구, 근육병 친구들도 조금씩 많아지면서 서로 소통하며 가끔씩 모임도 하며 생활을 하던 중 한 자립센터를 운영하던 분이 폼페병 치료제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며 방문하라고 하셔서 자립센터에서 저는 치료제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책자에 소개된 교수님을 찾아가 뵙고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치료제가 없어 막연하게 삶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래도 정말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몸이 좋아지진 않아도 더 나빠지지 않을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기적 같은 일 폼페병 치료제 홍보책자를 발견하다’

돌이켜 보면 조금은 긍정적인 제 성격, 그리고 늘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가족분이 있어 제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온 과정속에서 저에게 기적이 일어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는 치료제가 없어 치료를 못하는 질환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지금 사회생활도 하고 저와 똑 같은 어려운 과정을 겪고 있는 환자분들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은 마음에 폼페병 환우회 회장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살이면 하늘나라로 간다고 했는데 곧 40살이 되네요. 가끔은 2주마다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가는게 불편해 투정을 부릴 때면 지금의 생활이 많이 안정이 되었기 때문이겠죠? 희망은 늘 가까이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조용히 외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마음아~ 이겨라”


폼페병 환우 이하나(가명. 3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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